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2021. 2. 25. 21:01
사실 불안, 강박, 공황에 관한 글은 제 두 번째 내담자였던 P로부터 메일을 받으면서 쓰게 되었습니다. P가 말하길, 같이 취업 준비 중인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자기랑 비슷한 불안 공황 증상으로 힘들어한다. 그래서 저랑 상담했던 내용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 중 한 친구는 약도 먹고, 유명한 센터에서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는데(편의점 아르바이트한 돈을 거기다 다 썼는데도 증상이 안 나아서) 너무 안타깝다고요. 친구를 걱정해 주는 P의 마음이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불안장애는 치료받으면 좋아지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재발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면 호전될 수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무엇보다 학생들이 매번 상담받을 돈이 어디 있나요. 저성장 시대에 좁은 취업..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2021. 2. 18. 12:36
요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라는 말이 유행이죠. 맞아요. 기분이 태도가 되면 사는 게 힘들어집니다. 무엇보다 이 기분이란 녀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날씨처럼 왔다가 사라지는데, 그러한 속성에 끄달리면 마음이 힘들어지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기분(날씨를) 알아차리면, 덜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날씨를 변수로 잡고,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는데요. 해가 비추는 맑은 날, 삶의 만족도를 물으면 만족감이 올라갔지만, 흐린 날에는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이 날씨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게 한 뒤에,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더니 ‘아, 내가 기분이 좋은 게 맑아서 그렇구나.’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게 오늘 흐려서 그렇구나.’란 걸 자각한 뒤엔 날씨에 영향을 덜 받았..
마음돋보기 마음밑돌 대표 신은경 2021. 2. 5. 01:27
사람이 명료한 사고를 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어떤 생각,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아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내적 허용을 받을 때입니다(Winnicott, 1997). 만약에 누군가 “아휴, 왜 사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을 때 “다들 그렇게 살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든지, “오늘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왜 그래?”라든지 “쓸데없는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주어진 일이나 잘 해.”라는 피드백은 별 도움이 안 되죠. 이럴 땐 “아,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럴 수 있지.”라는 피드백을 받으면(자기 자신에게라도 내부적 허용을 받으면) 심리적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에 대해 조망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정서와 자존감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보면 결국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