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있어 불행한 것이 아니다.
겨울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에 불행하다.
아픔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다.
아픔이 없기만을 바라기에
삶 앞에 넘어지는 것이다.
나무는 겨울이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겨울로 저벅저벅 걸어들어간다.
숲은 찬란한 것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서럽고 시린 것 역시 삶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인다.
나무의 삶은 그렇게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대극의 하나만을 취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대극을 리듬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대극의 모든 국면을 리드미컬하게 넘는 것이다.
_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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